60m 타워가 무너졌다, 울산 화력발전소 붕괴 사고… 예고된 인재였나

60m 타워가 무너졌다, 울산 화력발전소 붕괴 사고… 예고된 인재였나

어둠 속으로 사라진 7명의 노동자, 울산 화력발전소 붕괴 참사

지난 2025년 11월 6일 오후 2시경, 울산광역시 남구에 위치한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에서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해체 작업이 진행 중이던 높이 60m의 보일러 타워가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면서,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노동자 9명 중 7명이 매몰되는 비극이 일어난 것입니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5명이 사망하고 2명이 구조 중이며, 2명은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40년 넘게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뒷받침해 온 낡은 발전소가 이제는 우리에게 깊은 상처와 질문을 남기고 있습니다. 과연 이번 사고는 막을 수 없었던 재난이었을까요? 아니면 충분히 예방 가능했던 인재였을까요?


사고는 어떻게 발생했나?

‘사전 취약화 작업’ 중 벌어진 비극

사고가 발생한 울산 화력발전소 5호기는 1981년에 준공되어 40년 가까이 운영되다 2021년에 가동이 중단된 노후 설비였습니다. 사고 당일, 현장에서는 발파 해체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사전 취약화 작업’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이 작업은 건물의 기둥이나 보와 같은 주요 구조물을 미리 약화시켜 발파 시 원하는 방향으로 쉽게 붕괴되도록 유도하는 고난도의 공정입니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대형 구조물 해체는 위에서부터 아래로, 즉 상층부부터 점진적으로 진행하여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기본 원칙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고 현장에서는 공사 기간 단축 등을 이유로 중간 부분부터 절단 작업을 진행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구조물의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균형을 잃고 붕괴로 이어졌을 개연성이 매우 높습니다.

안전 불감증이 부른 참사

이번 사고를 단순한 작업 실수로 치부하기 어려운 이유는 여러 곳에서 위험 신호가 감지되었기 때문입니다.

  • 촉박한 공사 기간: 당초 계획보다 공사 기간이 6개월 이상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작업자들이 무리하게 공사를 서두를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내몰았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 안전 규정 미준수 의혹: 해체 작업 계획서가 제대로 작성되었는지, 그리고 현장에서 계획대로 작업이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합니다. 특히, 구조물의 붕괴를 방지하기 위한 와이어 설치 등 필수적인 안전 조치가 생략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 위험의 외주화: 사고 현장에 투입된 노동자 대부분이 하청업체 소속의 계약직, 심지어 ’28일짜리 근로 계약’을 맺은 일용직 노동자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원청인 한국동서발전과 시공사인 HJ중공업이 위험한 작업을 하청업체에 떠넘기고 안전 관리 책임을 소홀히 한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갖게 합니다.

우리는 무엇을 놓쳤는가?

반복되는 후진국형 인재, 이제는 끊어내야

이번 울산 화력발전소 붕괴 사고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과 구조적인 문제를 다시 한번 드러냈습니다. 2018년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사고 이후, 발전소 현장의 안전 문화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빨리빨리’ 문화 속에서 공사 기간 단축은 최우선 과제가 되고, 그 과정에서 안전은 뒷전으로 밀려나기 일쑤입니다. 또한, 위험한 작업일수록 하청에 재하청을 주는 다단계 하도급 구조는 책임 소재를 불분명하게 만들고, 현장 노동자들을 더욱 위험한 환경으로 내몹니다.

제도적 허점과 관리 감독의 부재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현행법상 발전소의 보일러 타워와 같은 ‘공작물’은 ‘건축물’과 달리 해체 신고 의무가 없어 관리 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무리 정교한 안전 규정과 매뉴얼이 존재하더라도,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이를 감독할 시스템이 부재하다면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이번 사고는 예고된 인재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윤과 효율을 우선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위험을 외주화하는 기업의 관행, 그리고 이를 제대로 규제하지 못하는 제도적 허점이 맞물려 빚어낸 참사인 것입니다.


더 이상의 비극을 막기 위해

안전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울산 화력발전소 붕괴 사고는 우리에게 다시 한번 뼈아픈 교훈을 남겼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사고 현장에서는 실종자 수색 작업이 계속되고 있으며, 남은 가족들은 애타는 마음으로 기적을 바라고 있습니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우리 사회는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철저한 사고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물론,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 노후 산업 시설에 대한 전면적인 안전 점검과 관리 강화
  • 위험의 외주화를 근절하고 원청의 책임를 강화하는 법·제도 개선
  • 건설 현장의 다단계 하도급 구조 개선 및 불법 하도급 근절
  • 안전 규정 위반에 대한 처벌 강화 및 현장 감독 시스템 혁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라는 사회적 인식의 전환입니다. 더 이상 소중한 생명을 잃는 비극이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부상자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


FAQ (궁금증 해소)

Q1. ‘사전 취약화 작업’이란 무엇인가요?
A1. 대형 구조물을 발파 해체하기 전에, 기둥이나 보와 같은 주요 부재를 미리 약화시켜 발파 시 원하는 방향으로 쉽게 무너지도록 유도하는 공법입니다. 구조물의 무게 중심과 하중을 정밀하게 계산해야 하는 고난도의 작업입니다.

Q2. 이번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무엇이 지목되고 있나요?
A2. 아직 정확한 원인은 조사 중이지만, 전문가들은 작업자들이 공사 기간에 쫓겨 안전 규정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작업을 진행했을 가능성, 특히 구조물의 중간 부분부터 절단하는 등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사전 취약화 작업’을 진행하다 무게 중심을 잃고 붕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Q3. 재발 방지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3. 이번 사고는 개인의 실수를 넘어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가 드러난 인재(人災)입니다. 따라서 위험한 작업을 하청업체에 떠넘기는 ‘위험의 외주화’를 근절하고 원청의 안전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또한, 노후 산업 시설에 대한 철저한 관리 감독과 현장에서 안전 규정이 제대로 지켜질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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